최치원 제가야산독서당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주제 - 시련과 역경 속에 완성되는 사랑의 삶

전체가 2연 10행으로 구성되어 있고, 1연과 2연이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통사구조의 반복과 변조를 통해 운율감을 조성하고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시의 전체내용은 ‘흔들리’는 시련 속에서도 ‘줄기를 곧게 세운’ 꽃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성숙해지는 사랑을 1연에서 나타내고, ‘바람과 비에 젖’은 꽃을 보며 시련 속에서 완성되는 삶을 2연에서 말하고 있다. 이 시에서 ‘꽃’은 삶 자체를 상징하며, 1연에서 ‘줄기’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흔들림’과 ‘젖음’은 자신의 의지와 달리 타인에 의한 방황, 고통 등을 상징하는데 2연에서 ‘젖지 않고 가는 삶’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1연에서의 ‘흔들림’과 ‘사랑’이 2연에서 ‘젖음’과 ‘삶’으로 변조되어 나타나는데 각 시어는 시련과 역경을 내포하는 것으로 의미가 동일하다.

표현상의 특징으로 '-으랴'와 '-나니'의 감탄적 어미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어디 있으랴’는 설의법의 반복을 통해 고난의 필연성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수사법과 함께 평이한 언어를 사용하여 꽃이 흔들리거나 젖는 모습에 대한 장면을 연상하게 함.



이 작품은 꽃이 피는 평범한 자연현상을 인간의 삶에 접목하여 인생의 진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의 방황, 고뇌, 고통, 슬픔 등은 우리의 삶을 성숙하게 하고 완성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수용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흔들리며 피는 꽃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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